[9살 남아] 9살 남자아이가 좋아하는 책 추천, 마법천자문에 대한 고찰
뭔가 글밥이 있는 동화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과 달리 어릴 때부터 나름 책육아를 했던 우리 꼬마는 학습만화에 흠뻑 빠진 어린이로 성장하였습니다. 사실, 학습만화 노출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곳곳에서 학습만화가 있다나요? (진실 확인은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말을 믿을 수 밖에요.)
마법천자문은 사실 지금은 고등학생인 조카에게서 물려받은 겁니다. 그 때만해도 아이가 책 읽는 일이 아주 멀게만 느껴졌고 아이가 처음 글을 읽고 책을 스스로 읽기 시작할 때도 마법천자문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홍길동전"을 혼자 읽을 만큼 글밥있는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마법천자문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그래도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 하는 것 보다는 마법천자문을 보는 편이 훨씬 유익하다고 생각했고, 처음 마법 천자문에 눈을 뜰 때만해도 학습만화 이외의 책도 잘 읽었길래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한자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을 고맙게 여길 정도였지요.

그런데... 요새는 좀 걱정이 됩니다. "학습만화"만 보려고 하는 습성이 생겼기 때문이지요. 이러다가 긴 글을 읽는 읽기 체력이 떨어질까봐 걱정입니다. 그러면서도 뭐든 이렇게 푹 빠질정도로 좋아하는 것이 있는 건 좋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눈을 뜨면 마법천자문을 펼치고 옷 갈아입으면서도 보고, 거실 나가다가 보고... 온 집안에 마법 천자문이 널부러져 있고 그게 눈에 띄면 우선 어디든 죽치고 앉아 보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음.. 이건 자랑일까요?ㅎㅎ)
마법천자문을 잘 읽는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한자싸움"도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저희 집은 뭔가 지루하다 싶으면 큰 녀석이 외칩니다. "불 화!" 늘 시작은 불 화로 시작하구요, 마무리는... 모르겠습니다? 확실한건 마법천자문을 읽고 한자싸움으로 어른들을 이기려고 하다보니 신기한 한자 단어를 제법 외웁니다.(그래봤자 거의 공격용 한자 입니다;;)
물론, 그 한자를 쓰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단어의 음과 뜻을 안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것 아닐까요?
아이가 글을 읽을 때쯤 엄마의 욕심으로 이것저것 산 학습 만화(대부분 중고서점에서 띄엄띄엄 산 것 들입니다.)를 어떻게 알고 요새는 쏙쏙 그런 책들만 뽑아서 쌓아놓고 봅니다.

아이가 유튜브와 게임을 조금만 더 줄여준다면 마법 천자문만 보며 지내는 것도 마냥 나쁘다고 할 수 없겠다는 다짐을 하면서도 이 맘 때 읽었으면 해서 사놓은 책들, 심지어 요맘때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책들(캣스코, 빤스맨 등등)을 거실 잘 보이는 곳에 슬그머니 내려놓아 봅니다.
그래도 오늘은 그림책 한권 읽더라구요. 그 모습에 괜히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결국! 이런 분들께 마법천자문을 권합니다.
1. 이제 막 글씨에 관심을 갖는 아이를 키우신다면!
2. 유튜브나 게임만 관심이 있다면!(유튜브와 게임시간을 없애면 마법천자문을 읽을 겁니다.)
3. 아이가 한자에 대해 관심을 갖길 원한다면!
마법천자문이 사실 최고의 대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분들은 마법천자문을 집에 들여놓으시면 안될 것 같습니다.
1. 아이가 학습만화책만 보려고 한다면!
2. 글 체력이 없어 짧은 글만 좋아한다면!
3. 일반 동화책을 잘 읽는 아이라면!(마법천자문을 접하면 너무 재밌어서 일반 동화책을 안읽을지 몰라요;;;)
오늘도 이런저런 고민으로 하루를 마무리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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