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임 패러독스, 닭과 달걀 중 먼저인 것은?(스포일러 주의)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 내 안의 알맹이와 내 육체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종종 생각했다.
수업 중에도, 놀이 중에도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럴 때, 그 생각에 집중하다보면 나는 정말 영영 지금의 내 육체로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아 얼른 다른 생각을 하려 노력했다.
그래도 가끔씩은 정신과 육체의 그 절묘한 이질감을 일부러 느껴보기도 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학업과 취업 기타 등등의 것들에 시달리며 그런 쓸데없는 생각들은 자연스럽게 소멸되었다.
"타임 패러독스"
어쩌면 나 이외에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나보다. 분명, 이 영화의 감독도 그 느낌을 알고 있을거라 믿는다.
하지만, 제인은 더 특별했다. 매우 아주 특별했다.
그리고 그 특별함이 그녀를 끝없는 뫼비우스 띠에 가둬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제인이지만 제인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은 어떤 형태로든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 어떤 내용도 접하지 않고 이 영화를 보게 되서 무척 다행이었다.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그러나 자신의 선택이 자신을 점점 옭아매고 불행하게 한다면?
그리고 그 선택을 끝낼 순간을 찾을 수도 없이 꼬여버렸다면?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주인공(이름을 거론하기 조차 힘든)이라면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끝없이 궁리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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